-
목차
오늘날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혁신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첨단 산업 분야부터 행정 서비스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조직은 도전적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현실적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조직이 채택하고 있는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방식과, 창의적 문제해결 기법인 TRIZ(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를 결합하면 어떨까요? OKR의 체계적인 목표 관리에 TRIZ의 창의적 사고법을 더함으로써, 모순을 극복하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혁신적인 목표 설정이 가능해집니다. 본 글에서는 OKR의 개념과 장점, TRIZ의 핵심 원리(모순 해결, 이상적 최종 결과(IFR), 자원 분석)를 살펴보고, 이를 결합하여 창의적이고 실행력 있는 목표를 수립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복합 첨단산업과 공공기관 사례를 중심으로 TRIZ-OKR 접목 사례와 실무 팁을 소개합니다.
OKR의 기본 개념과 장점
OKR은 Objectives and Key Results, 즉 목표와 주요 결과로 구성된 목표 관리 프레임워크입니다. 1970년대 인텔(Intel)에서 시작되어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된 OKR은, 조직의 목표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측정·추적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정렬(alignment)과 참여도를 높여주는 관리 전략입니다. 간단히 말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며(Objective), 어떻게 성취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는 무엇인가(Key Results)”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입니다.
OKR의 가장 큰 특징은 **목표(Objective)**를 정성적으로 서술하고, **핵심 결과(Key Result)**를 정량적인 지표로 명확히 한다는 점입니다. 잘 정의된 Objective는 짧고 영감적이며 팀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Key Result는 그 목표 진행 상황을 나타내는 측정 가능한 지표로 2~5개 정도를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 통해 목표 달성 여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고, 달성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OKR의 장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자주 언급됩니다:
- 방향 정렬과 집중: 조직의 상위 비전부터 팀과 개인의 목표까지 일관되게 정렬시켜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도록 합니다.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여 가장 중요한 목표에 집중하게 도와줍니다.
- 도전과 혁신 장려: OKR에서는 달성하기 쉬운 목표보다는 약간 어려워 보이는 도전적인 목표를 권장합니다. 완벽한 달성이 아니어도 괜찮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해볼 동기를 부여합니다. 실제로 구글 등에서는 OKR 목표 달성률이 70% 내외가 되도록 일부러 높게 목표를 설정하기도 합니다.
- 투명성과 참여: OKR은 조직 내에 목표와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목표를 이해하고 기여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 민첩한 실행과 학습: 보통 OKR은 분기 혹은 반기 등 짧은 주기로 운영되며, 주기 말에 달성도를 평가하고 다음 OKR에 피드백을 반영합니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목표를 점검하고 조정하기 때문에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OKR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공공기관에서도 성과관리 기법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적인 MBO 방식이 상명하달식이었다면, OKR은 구성원들의 자율적 참여와 협업을 중시하는 현대적인 목표관리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RIZ의 핵심 원리: 모순 해결, 이상적 최종 결과(IFR), 자원 분석
TRIZ(트리즈)는 수십만 건의 특허를 분석하여 체계화한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입니다. 1990년대 후반 국내에 도입된 이후 삼성, LG, 포스코 등의 기업에서는 TRIZ를 활용해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신규 특허를 창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TRIZ의 방대한 이론 중에서도 오늘 논의할 OKR 수립과 관련하여 특히 유용한 세 가지 핵심 개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모순 해결, 이상적 최종 결과(IFR), 자원 분석입니다.
모순 해결 (Contradiction Resolution)
TRIZ에서는 **“모든 문제는 모순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모순(Contradiction)이란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려운 두 가지 이상의 요구사항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직면하는 많은 과제들은 어떤 상충되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칩을 개발하면서 성능은 높이고 싶지만 전력소모는 줄이고 싶다던가, 서비스를 개선하고 싶지만 예산이나 인력이 제한되는 상황 등이 모두 모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접근이라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절충안을 찾아 성능은 조금 향상하고 전력소모는 조금만 증가하는 식의 타협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TRIZ의 철학은 다릅니다. **“모순을 극복했다는 것은 둘 다 필요하지만 양립할 수 없었던 것들을 모두 갖게 되었다는 뜻”**이며, 진정한 혁신은 바로 그 모순을 해결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봅니다.
TRIZ는 모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도구들을 제공합니다. 39개의 공학적 파라미터와 40가지 발명원리로 구성된 모순 매트릭스, 그리고 모순을 시간이나 공간, 구조 상에서 분리하는 분리의 원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간단합니다: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방법은 없는가?”*를 끊임없이 자문하고, 기존의 틀을 깨는 발상으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예컨대 “스마트폰 화면은 크게 하면서도 기기는 작게 만들 수 없을까?”라는 모순에 대해, TRIZ의 한 원리인 분할 원리를 적용하여 접이식 폰(foldable phone)이라는 혁신이 나온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목표 수립 맥락에서도 “우리 조직의 목표 A와 B가 충돌한다면, 둘 다 충족시키기 위한 창의적 대안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모순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이상적 최종 결과 (IFR: Ideal Final Result)
이상적 최종 결과(IFR)는 TRIZ에서 말하는 문제 해결의 이상향입니다. 쉽게 말해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된 상태”**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TRIZ에서는 어떤 해결안을 평가할 때 유용한 기능을 최대화하고 유해한 부작용을 최소화할수록 “이상성(Ideality)”이 높아진다고 표현합니다. IFR이란 바로 모든 유해 요소는 제거되고 오로지 필요한 기능만 완벽히 수행하는 이상적인 해결안을 의미합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런 이상적인 상태를 100% 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약이나 타협을 고민하지 않고 가장 이상적인 상태를 상정해봄으로써, 오히려 발상의 전환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도시 교통문제의 IFR을 상상해 본다면 “모든 사람이 순간이동을 해서 교통체증 자체가 없다” 정도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이지 않지만, 이 발상에서 힌트를 얻어 대중교통 혁신이나 재택근무 확대 같은 방안이 나올 수 있겠지요. 즉, IFR은 목표 설정에 있어서 궁극적인 지향점을 제시해주며,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창의적 목표를 세우도록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OKR 수립 시에도 “이상이 현실이라면 우리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좋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설정하는 Objective가 기존보다 더 대담하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자원 분석 (Resource Analysis)
TRIZ의 세 번째 핵심 개념은 **자원(Resource)**입니다. TRIZ에서 말하는 자원이란 *“문제 해결에 활용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물질, 에너지, 공간, 시간, 시스템의 구성 요소, 주변 환경 등 문제 상황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가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문제 상황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최대한 찾아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해결에 쓸 수 있는 것은 이미 문제 안에 다 있다”는 관점인 것이죠.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를 개발한다고 할 때, 기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한계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때 TRIZ적 자원 관점에서는 이미 차량 내에 존재하는 에너지(예: 회생제동으로 발생하는 전기)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아이디어를 짤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생제동 기술은 감속 시 낭비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회수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인데, “내재된 자원”인 운동에너지를 활용한 좋은 사례입니다. 이처럼 TRIZ 사고법을 따르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투입보다 기존에 있는 것을 재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조직 차원의 목표 수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한된 예산, 인원 속에서도 우리가 이미 가진 강점이나 이용하지 않은 데이터, 네트워크, 지식자산 등의 자원을 잘 활용하면 보다 창의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TRIZ의 모순 해결, IFR, 자원 분석은 각각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법”, “완벽한 이상을 그려보고 거기서 배우는 법”, **“문제 속에 숨은 보물을 찾아내는 법”**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이러한 TRIZ의 사고법을 OKR 목표 설정 과정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OKR 수립에 TRIZ 사고법을 결합하는 방법
OKR과 TRIZ를 결합한다는 것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방안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TRIZ의 창의적 문제해결 기법을 도입한다는 의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OKR 수립 단계별로 TRIZ의 개념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상적인 목표상 그림 그리기: OKR을 시작할 때 우선 TRIZ의 IFR 개념을 활용해 봅니다. 현재 여건이나 제약을 잠시 잊고, 이루고 싶은 궁극의 이상적인 목표 상태를 팀원들과 자유롭게 그려봅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라면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완벽한 서비스” 같은 이상향을 토론해 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얻어진 통찰은 우리가 설정할 Objective의 방향성을 잡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현실 OKR은 IFR 자체일 수는 없어도, IFR에서 역산해 온 현실적인 도전과제를 Objective로 삼으면 훨씬 창의적인 목표가 됩니다.
- 모순 찾기 및 문제 재정의: 설정하고자 하는 목표와 조직의 현황을 살펴보면서 내재된 모순을 찾아내는 단계입니다. 예컨데 목표 달성에 필요한 두 가지 요소가 충돌하거나, 목표 자체가 다른 운영상의 목표와 상충하지 않는지 점검합니다. 모순이 발견되었다면 이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고 싶지만 ~하기 어렵다”의 형태로 문제를 재구성해 보면 핵심 딜레마가 명확해집니다. 이렇게 정의된 모순은 TRIZ 도구를 적용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제품 품질을 높이면서도 생산 비용은 늘리지 않아야 한다”는 모순을 도출했다면, 이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 곧 목표 달성 전략이 될 것입니다.
- TRIZ로 모순 해결 브레인스토밍: 모순이 정의되었다면, TRIZ의 발명원리나 분리 원칙 등을 활용하여 모두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해봅니다. 이 단계에서는 비판이나 제약은 배제하고 최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비용 vs 품질 모순의 경우, TRIZ의 40가지 발명원리 중 “합병” 원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혹시 별개로 진행되던 공정 두 개을 합쳐서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또는 “자기 서비스” 원리를 적용하여 일부 공정을 자동화하거나 고객이 직접 수행하게 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TRIZ 원리 목록을 한두 개씩 검토하며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평소 생각지 못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순을 해결하는 혁신적인 실행 방안들이 후보로 많이 나올 것이고, 이는 곧 OKR의 주요 결과(Key Results) 후보가 됩니다.
- 내부 자원 목록화 및 활용 계획: 목표를 이루는 데 쓸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식별하는 단계입니다. 팀이 가진 기술, 데이터베이스, 인력의 재능, 파트너 네트워크, 심지어 실패했던 과거 시도의 교훈까지 빠짐없이 적어봅니다. TRIZ 관점에서 자원을 보면 “쓸모없다고 여겼던 것”이나 “당연하게 여겨져 눈에 안 보이던 것”도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민원을 줄이는 목표를 세운다면, 일반 주민들 자체가 문제 해결의 자원일 수 있습니다(주민참여 협의체 구성 등). 이렇게 발굴한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을 덧붙이면, 실행 전략이 더욱 구체화되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OKR의 Key Results나 실행 이니셔티브에 직접 반영될 수 있습니다.
- 창의적 목표(Objective)와 핵심결과(KR) 확정: 이제까지의 과정을 통해 조직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상적인 목표상)과, 그에 따르는 도전과제들, 그리고 활용할 자원과 해결 방안 아이디어들이 나왔을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Objective를 한 문장으로 명확히 정의하고, 성공 여부를 가늠할 Key Result들을 2~5개 선정합니다. 이때 Objective 문구에는 가능하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출된 창의적 해결 방향이 반영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제품 경쟁력 강화” 대신 “AI 기술 접목으로 제품 경쟁력 강화”와 같이 TRIZ 아이디어를 녹여내는 것입니다. 또한 Key Result들은 측정 가능하면서도 진취적인 지표로 설정합니다. TRIZ를 통해 찾은 새로운 시도라면 기존 대비 얼마나 개선될 것인지를 수치로 담습니다. (예: “신공정 도입으로 불량률 30% 개선” 등)
- 실행과 피드백: TRIZ-OKR을 운영하면서 주기적으로 중간 점검을 합니다. 진행 중 새로운 모순이 나타나거나 계획이 막히면 다시 TRIZ 기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OKR을 조정합니다. 유연한 실행과 학습을 통해 목표 달성에 접근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OKR은 단순한 목표 목록이 아니라, 창의적인 문제 해결 스토리를 담은 생동감 있는 목표 관리 도구가 됩니다. 요컨대, OKR은 *“무엇을 언제까지 얼마나”*를 묻고, TRIZ는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를 답해주는 관계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복합 첨단산업의 적용 사례
실제 첨단 기술 분야에서 TRIZ와 OKR을 접목하면 어떤 목표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가상의 사례이지만,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분야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반도체 산업 사례: 한 반도체 제조기업의 전략기획팀을 생각해봅시다. 이 팀은 다음 분기 OKR Objective로 “차세대 반도체 제품 성능 혁신”을 세우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성능을 대폭 향상하면서도 생산수율은 떨어뜨리지 않는” 모순적 과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 접근이라면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공정을 바꾸다가 수율(양품률)이 하락하는 것을 일부 감내할지 고민했겠지만, TRIZ를 적용한 팀은 두 가지를 다 잡을 방법을 모색합니다. 브레인스토밍 결과, *공정 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제거 원리)*하고 *AI 데이터 분석(자원 활용)*을 통해 최적화함으로써 “성능 20% 향상 및 수율 5% 향상”이라는 달성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Objective를 “AI 기반 공정 혁신으로 제품 성능 20% 향상 및 수율 극대화”로 명시하고, Key Result로 “공정 단계 2단계 통합 시행(특정 공정 모듈 합병)”, “AI 공정제어 알고리즘 도입으로 결함률 30% 감소” 등을 설정했습니다. 이처럼 TRIZ의 모순 해결 아이디어를 OKR에 녹여내자, 팀원들은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를 향해 창의적인 실행계획을 가지고 달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전기자동차(EV) 산업 사례: 전기차 개발 조직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기서 딜레마는 **“주행거리를 늘리고 싶지만 배터리 중량과 비용은 늘리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EV 업계의 대표적인 모순 중 하나입니다. 한 자동차 기업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KR에 TRIZ를 도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선 팀은 IFR을 “배터리 없이도 무한 주행 가능한 자동차”처럼 상상해 보았습니다. 거기서 착안하여 태양광 패널 활용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차량의 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방향에 집중했습니다. TRIZ 자원 분석을 통해 **감속 시 손실되는 에너지(자원)**에 주목했고, 이를 최대한 회수하기 위한 혁신을 목표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Objective는 “신에너지 회수 기술로 EV 주행거리 혁신”으로 정하고, Key Result로 “차세대 고효율 회생제동 시스템 개발 완료”, “1회 충전 주행거리 25% 향상(400km -> 500km) 달성” 등을 설정했습니다. 또한 배터리 부분에서도 분리의 원리를 응용하여, 고출력 시에는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는 듀얼 배터리 시스템을 고안, “배터리 중량 10% 감소”라는 KR도 넣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보듯, TRIZ를 활용하면 단순히 “주행거리 X% 늘리자”라는 평범한 목표 대신 모순을 돌파하는 창의적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혁신 활동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위 두 가지 예시는 모두 첨단산업에서 TRIZ+OKR 접근법이 어떻게 혁신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줍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삼성전자 등이 TRIZ로 난제를 해결해왔고, 이러한 문제해결 DNA를 목표 수립 단계부터 적용한다면 더욱 높은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공공기관 및 행정 분야 적용 사례
TRIZ와 OKR의 결합은 기업뿐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나 정부 부처는 종종 사회적 가치와 예산/자원 한계라는 모순에 부딪히곤 합니다. 이런 경우 TRIZ적 사고를 접목하면 창의적인 정책 목표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 행정 서비스: 한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불편 최소화”를 목표로 삼았다고 가정합시다. 구체적으로는 민원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싶은데, 인력이나 예산 증원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비스 향상 vs 자원 부족 모순). 여기서 TRIZ의 IFR을 그려보면 “주민들이 기다림 없이 즉시 처리되는 서비스”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TRIZ 자원 분석을 해보니, 기존에 운영 중인 콜센터 녹취 데이터와 챗봇 시스템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부 자원 활용). Objective를 “AI 기반 민원처리 혁신으로 주민 대기시간 제로화”로 설정하고, Key Result로 “민원 AI챗봇 도입으로 간단 문의 70% 자동 처리”, “평균 민원 대응 시간 5분 이내 달성” 등을 세웠습니다. 또한 모순 해결 관점에서, 복잡한 민원은 시간 분리 원칙을 적용해 처리 과정을 여러 단계로 쪼개고 병렬로 진행하여 전체 소요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계획에 넣었습니다. 이처럼 목표 수립 시부터 TRIZ 아이디어를 반영하니, 적은 인력으로도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실행 방안이 함께 마련된 것입니다.
- 중앙정부 정책 기획: 정부 차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한 국가기관에서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목표를 세운다고 합시다. 전통적 관점에서는 환경과 성장은 트레이드오프 관계로 여겨지기 쉽지만, TRIZ의 모순 해결 관점을 적용하면 둘 다 달성할 창의적 전략이 모색됩니다. 팀은 Objective를 “녹색혁신을 통한 경제 성장 달성”으로 정하고, Key Result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투자로 일자리 5만 개 창출”, “탄소배출 2030년까지 40% 감축”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모순 해결 아이디어로 나온, 오염을 줄이면서 오히려 산업을 발전시키는 여러 전략이 담겼습니다. 예를 들면 폐기물을 연료로 활용하는 자원 순환 경제 프로그램이나, 탄소저감 기술에 인센티브를 주어 기업 이익과 환경 목표를 함께 이루는 방안 등이 TRIZ적 사고로 도출되어 정책 목표 및 실행계획에 반영됩니다. 결국 “환경 vs 성장”이라는 난제를 “녹색산업 육성으로 환경과 성장 동시 달성”이라는 창의적 OKR로 바꾼 셈입니다.
최근 국내 일부 공공기관에서도 KPI/MBO 대신 OKR을 도입하여 성과관리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TRIZ를 활용한다면 공공부문에서도 혁신적인 행정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산, 인력의 한계를 이유로 목표 수준을 낮추는 대신, TRIZ로 모순을 풀어 목표 수준을 끌어올리는 접근은 공공 서비스 혁신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합니다.
OKR 작성 시 TRIZ 사고법 활용 실무 팁
마지막으로, 실제 현장에서 OKR을 작성하고 운영할 때 TRIZ의 사고법을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실무 팁을 정리합니다:
- IFR로부터 거꾸로 계획 세우기: 목표 설정 초기 단계에 팀원들과 함께 “이상적인 최종 상태(IFR)”를 그려보세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황당무계한 이상향이라도 괜찮습니다. 그 중에서 조직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그에 가까워지기 위해 이번 사이클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목표를 도출합니다. *“이상적인 그림에 한 걸음 다가서려면 이번 분기에 무엇을 이뤄야 할까?”*를 자문하면, 자연스럽게 도전적이면서도 의의 있는 Objective가 만들어집니다.
- 모순 체크리스트 활용: OKR을 수립할 때 목표나 핵심결과 항목별로 혹시 내포된 모순은 없는지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를 운영해보세요. 예를 들어 목표 달성 지표들 사이에 충돌이 있지는 않은지,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제약 조건(시간, 품질, 비용 등)이 무엇인지 명시합니다. 식별된 모순이 있다면 이를 피하지 말고 팀 토론 주제로 올리세요. *“둘 다 잡을 방법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TRIZ의 사례나 원리를 참고하면서 해결 아이디어를 찾아봅니다. 이 과정은 팀원들에게 문제를 새롭게 보는 관점을 제공하고 더욱 혁신적인 해결책을 끌어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자원 맵(mapping)과 재활용: Objective와 Key Result를 결정하기 전에,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부 자원과 주변 자원을 목록으로 정리해보세요. 사람, 예산뿐 아니라 기술, 데이터, 장비, 파트너십, 브랜드 파워 등 모든 유형의 자원을 포함합니다. 특히 현재까지는 활용되지 않았거나 저평가되어 있던 자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목록이 나오면, 각 Key Result 옆에 해당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아이디어를 붙여봅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 아이디어 10건 발굴”이라는 KR이 있다면 사내 전문가 풀이나 기존 특허 데이터베이스 같은 자원을 활용하는 식입니다. 자원 중심으로 계획을 세우면 목표 달성의 현실성이 높아지고, 동시에 기존에 없던 창의적 시도가 나올 수 있습니다.
- “하지 말아야 할 일” 정리: TRIZ 사고법 중에는 역발상으로 현재 하고 있는 일 중에서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찾아 제거하는 접근도 있습니다. OKR을 수립할 때도 이 원리를 활용해 보세요. 팀의 활동 중 Objective에 기여하지 않는 일들을 같이 점검하고, 과감히 중단하거나 줄일 업무를 정합니다. 이를테면 불필요한 회의 줄이기, 낮은 우선순위의 프로젝트 일시 보류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을 일을 결정하면 남는 자원과 에너지를 선정한 OKR에 집중 투입할 수 있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조직의 집중력 향상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TRIZ 도구 활용한 아이데이션: 팀 단위 워크숍에서 OKR을 작성할 때, TRIZ의 대표적인 발명원리 몇 가지를 소개하고 아이디어를 발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분할, 결합, 국소적 특성, 거꾸로 하기, 속성 변화 등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한 후, 각자 맡은 분야 목표에 적용해 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목표를 두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을까?”, “거꾸로 해보면 어떨까?” 같은 질문은 사고의 폭을 넓혀 줍니다. 이러한 TRIZ 기법들을 접목한 아이데이션은 OKR에 담길 혁신 과제를 발굴하는 데 유용합니다.
- 균형 잡힌 평가와 피드백: TRIZ를 적용한 목표는 대담한 만큼 달성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습니다. OKR 실행 중간중간 모니터링하면서, 유연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목표에 변동이 필요하면 관리 차원에서 승인하고 조정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중요한 것은 TRIZ-OKR을 통해 팀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한 단계 도약하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결과 평가 시에도 숫자 달성 여부뿐만 아니라, 모순 해결을 위해 시도한 과정, 그로부터 얻은 교훈 등을 함께 리뷰하면 더욱 좋습니다. 이는 다음 사이클의 OKR 수립에 다시금 밑거름이 되어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줍니다.
맺음말
TRIZ와 OKR의 결합은 조직의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에 창의성과 혁신성을 불어넣는 시도입니다. OKR이라는 나침반을 통해 목표의 방향과 측정방법을 정했다면, TRIZ라는 엔진을 달아 그 목표를 향해 창조적으로 돌파해 나가는 것입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성이 증가하는 현대 경영 환경에서, 단순히 현실 가능한 목표만을 세우기보다는 모순을 두려워하지 않고 높게 목표를 설정하는 조직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혁신 기업들은 불가능해 보이던 모순을 해결하면서 성장해 왔고, TRIZ는 그 체계적인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제 우리의 목표 수립 방식에도 이러한 창의적 문제해결 사고를 접목해 볼 때입니다. 이를 통해 개인과 조직이 한계를 뛰어넘는 목표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더 큰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합니다.
'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IZ 사고법으로 집안일 최적화하기 – 가사 스트레스 줄이는 창의 전략 (0) 2025.05.10 TRIZ로 스마트폰 중독 문제 해결 루틴 설계하기 (0) 2025.05.10 TRIZ 사고법으로 분석한 역사적 혁신 사례 (0) 2025.05.09 TRIZ와 Lean Six Sigma 융합 – 품질 혁신을 위한 이중 프레임워크 (0) 2025.05.09 TRIZ 기반의 디자인 리서치 – 숨은 니즈를 구조화하는 방법 (0) 202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