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우리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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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2.

    by. nonoro19의 즐거운 우리의 인생

    목차

      들어가는 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죠. 미국의 역사책을 펼쳐보면 독립과 개척, 자유와 번영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서사의 이면에는 잊혀진, 아니 어쩌면 의도적으로 가려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이 땅의 원래 주인이었던 원주민(인디언)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미국 역사의 어두운 장 중 하나인 '인디언 제거법'과 그로 인한 원주민들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인디언, 미국서부

      접촉 이전: 원주민들의 세계

      유럽인들이 북미 대륙에 발을 들이기 전, 이 땅은 수백 개의 부족들이 독자적인 문화와 언어, 전통을 가지고 살아가는 곳이었습니다. 체로키, 크리크, 세미놀, 치카소, 촉토 부족 등 '문명화된 5부족'이라 불리던 남동부의 원주민들은 농경 사회를 이루며 정착 생활을 했고, 평원 지대의 부족들은 들소를 따라 이동하는 유목 생활을 했죠.

      이들의 삶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했습니다. "우리는 땅을 소유하지 않는다. 땅이 우리를 소유한다"라는 원주민의 말은 그들의 세계관을 잘 보여줍니다. 땅은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후손에게 물려줄 신성한 것이었습니다.

      초기 접촉과 변화의 바람

      1492년 콜럼버스의 도착 이후, 원주민들의 세계는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질병, 전쟁, 강제 이주로 인해 원주민 인구는 급격히 감소했고, 살아남은 이들은 점점 서구식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게 되었죠.

      특히 남동부의 '문명화된 5부족'은 백인들의 생활 방식을 상당 부분 수용했습니다. 그들은 농장을 경영하고, 학교를 세우고, 심지어 노예를 소유하기까지 했습니다. 체로키족은 세쿼야(Sequoyah)라는 인물이 만든 문자 체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언어로 신문을 발행하기도 했고, 1827년에는 미국 헌법을 모델로 한 자체 헌법을 제정했습니다.

      백인들은 원주민들에게 "우리처럼 살아라, 그러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죠.

      인디언 제거법의 배경

      19세기 초, 미국은 급속한 팽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1803년 루이지애나 매입으로 영토가 두 배로 늘어났고, 백인 정착민들은 계속해서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문제는 원주민들의 영토가 그들의 이동 경로에 있었다는 것이죠.

      특히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등 남부 지역의 비옥한 땅은 면화 재배에 이상적이었습니다. 1793년 일라이 휘트니의 면화 탈곡기 발명 이후, 면화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농장주들은 더 많은 땅을 갈망했습니다.

      여기에 1829년 앤드루 잭슨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잭슨은 인디언 전쟁의 영웅으로 원주민들에 대한 강경한 입장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원주민들을 미시시피강 너머로 이주시키는 것이 그들을 문명화하고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디언 제거법의 통과와 영향

      1830년 5월 28일, 의회는 찬성 101표, 반대 97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인디언 제거법(Indian Removal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미시시피강 동쪽의 원주민 부족들을 서부의 '인디언 영토'(현재의 오클라호마주 일대)로 이주시키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했습니다.

      표면적으로 이 법은 "자발적인" 이주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원주민들에게 선택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부는 부족 지도자들에게 압력을 가하거나, 부족 내 소수의 인물들과 조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주를 강제했습니다.

      이에 맞서 체로키족은 법정 투쟁에 나섰습니다. 1832년 '우스터 대 조지아주'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체로키 부족이 주권을 가진 국가이며, 조지아주가 그들의 영토에 간섭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잭슨 대통령은 이 판결을 무시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대법원장이 판결을 내렸으니, 이제 그가 판결을 집행하게 해보자."

      눈물의 길

      결국 1838년, 미군은 체로키족을 강제로 집단 이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7천 명의 군인들이 원주민 마을을 습격해 주민들을 수용소로 몰아넣고, 그들의 집과 농장은 백인 정착민들에게 넘어갔습니다.

      그해 가을과 겨울, 약 1만 5천 명의 체로키인들이 천 마일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추위와 질병, 굶주림으로 인해 약 4천 명(일부 추산에 따르면 더 많은)이 여정 중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체로키인들은 이 여정을 '눈물의 길'(The Trail of Tears)이라고 불렀습니다.

      체로키뿐만 아니라 크리크, 세미놀, 치카소, 촉토 등 다른 부족들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습니다. 1830년대 말까지 약 10만 명의 원주민들이 강제 이주되었습니다.

      한 촉토 부족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떠나는 날은 암흑의 날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죽었고, 오직 우리의 육체만이 살아있습니다."

      제거 정책 이후: 동화와 저항

      인디언 영토로 이주한 원주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들의 정부와 학교, 교회를 다시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그들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861년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원주민 부족들은 남부와 북부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았습니다. 전쟁 후 인디언 영토는 다시 백인 정착민들의 표적이 되었고, 1887년 도스법(Dawes Act)은 부족 공동체의 토지를 개인에게 분할 배분하도록 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원주민들이 토지를 잃었고, 인디언 영토는 서서히 축소되었습니다.

      1907년, 인디언 영토는 오클라호마주로 편입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세기 초반부터 원주민들을 '미국화'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원주민 아이들은 기숙학교에 보내져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버리고 영어와 서구 문화를 배우도록 강요받았습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끊임없이 저항했습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원주민 권리 운동이 활발해졌고, 1968년 인디언 시민권법, 1978년 인디언 종교자유법 등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들이 제정되었습니다.

      현재: 기억과 화해의 노력

      오늘날 미국에는 약 570개의 연방 정부 인정 부족들이 있으며, 인구조사에 따르면 약 500만 명이 원주민 혈통을 가졌다고 합니다. 많은 부족들이 보호구역에서 자치권을 행사하며 살고 있지만, 빈곤, 실업, 건강 문제 등 여전히 많은 과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편, 미국 사회는 점차 인디언 제거 정책의 역사적 의미를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1987년, 의회는 체로키 제거를 "미국 역사의 불의"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09년, 의회는 원주민들에게 "역사적 부당함과 지속된 빈곤, 차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학교 교과서도 점차 원주민들의 관점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고, 원주민 유적지와 기념물은 역사 교육의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많은 원주민 활동가들의 의견입니다.

      마치며: 역사에서 배우는 교훈

      인디언 제거법과 원주민들의 강제 이주는 미국 역사의 아픈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어두운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함입니다.

      이 역사는 우리에게 다양성의 가치, 타문화에 대한 존중, 권력의 남용이 가져올 수 있는 비극에 대해 성찰하게 합니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쉽게 훼손될 수 있는지 깨닫게 합니다.

      "눈물의 길"을 걸었던 한 체로키 여성의 증언이 남아있습니다: "내가 죽더라도, 내 아이들에게 이 길을 잊지 말라고 가르칠 것이다. 우리가 겪은 일을 잊는다면, 그것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인디언 제거법과 원주민들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복잡한 정체성과 역사적 유산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입니다. 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배움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